덕쑤
[게임] Scene Investigators (씬 인베스티게이터즈) 본문

페인스크릭 킬링즈를 흥미롭게 하고서
마침 세일하고 있길래 이것도 구매했다.
페르소나 5 플레이때문에 뒤로 쭉 밀리긴 했지만 그래도 빠르게 완료했다.
플레이타임에 비해 피로감이 굉장하다...
느낀 점
1. 사실적인 3D?
생각보다 인간의 뇌는 사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아주 사실적인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그게 3D 게임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막연히 3D 오브젝트가 굉장히 디테일해야 한다고 여기기 마련이다.
물론 아예 애니메이션풍의 오브젝트가 나오면 안되겠지만,
어느 정도는 데포르메로 표현해도 꽤 사실적이라 느끼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가 아니라 유저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다.
철저히 사실적인 게임이고, 사실적인 상황이라는 걸 플레이 시에 주입시켜 놓으면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실적이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모델링 정말 잘했습니다...
2. 힌트 없는 게임
어떻게 하는 게임인지 튜토리얼 정도는 해주지만, 게임에 들어가면 전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이는 전작 페인스크릭 킬링즈에서도 나왔던 이 회사만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꽤 심한 피로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정말 특정 유저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며,
그러한 만큼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슷한 추리게임들인 역전재판이나, 혹은 최근의 스테퍼 케이스 같은 게임들을 보면
결국 추리를 곁들인 스토리게임인 경우가 많다.
한단계 한단계 추리해 나가지만, 그 단계는 게임이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말이다.
정말 정통 추리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추리라는 것은 문제를 맞히는 것이 아닌 사건의 흐름을 구성하고
증거가 그 구성과 모순되지 않는지를 살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말 커다란 단점 하나가 드러나는데...
3. 정답 제출의 애매함
결국 게임은 어쩔 수 없다.
추리를 평가받는 요소는 문제를 내고 정답을 맞히는 방법밖에 없다.
그리고 이 정답은 주관식일 수밖에 없다. 객관식의 선택지는 어느 정도 답과 방향을 좁혀주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모든 문제를 맞히기 전에는 해설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답 칸에 앤드루를 앤드류라고 써서 틀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보면 한글화 과정에서 벌어지는 문제이기도 하고,
애매한 무언가를 정확히 이름을 알아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그런 답변이 몇 개 있었기 때문이다.
이름 틀린거 정도야, 게임 내에 번역들을 보고 수정하면 될 일이지만...
결국 문제는 이러한 과정이 유저에게 불필요한 피로감을 준다는 것에 있다.
피로감을 동반하는 게임이고, 그걸 감내하며, 또는 즐기며 하는 게임인데
불필요한 피로감이 섞여있다는 것은 게임 전체의 평가를 떨어트릴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다.
불편한게 컨셉이라면 오케이, 하지만 그냥 불편한 부분은 없어야 한다.
4. 오역
그렇게까지 하이 퀄리티 번역을 기대하지는 않았으나
생각보다 읽기 힘들다. 원문이 있다면 보면서 해야 할 정도.
직역으로 들어온 부분도 굉장히 많고, 아예 오역인 부분도 듬성듬성 있었다.
번역이니 감안하고, 이건 게임 자체를 평가하는 요소에는 당연히 빠져야 하지만
퍼블리싱하는 과정에서는 평가를 받아야 하겠다.
5. 그래서 내용이 타당한가?
98% 타당하다.
왜 2% 깎았냐?
둘 다 가능한데 그 중 누구였나? 같은 문제는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까지 둘 중 하나로밖에 좁혀지지 않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물론, 정답을 두 번 내면 된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들은? 굉장히 타당하고 잘 짜여졌다.
당연히 개발진에서는 먼저 스토리를 써놓고
그에 따른 증거들을 배치했을 테니 모순점은 없고
증거와 단서의 배치가 정말 뛰어나서, 결국 빈틈없이 연결된다.
페인스크릭 킬링즈보다 훨씬 더 추리하는 재미가 있었다.
총평
진짜 잘 만든 추리게임.
그런데 너무 잘 만든 나머지, 원래 추리라는 건 힘들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준다.
아주 흥미롭고 재밌지만, 막 텐션이 올라서 이 게임을 하냐? 그건 아니다.
취향에 맞는다면 정말 깊은 몰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굳이 할 이유는 없는 그런 게임.
게임의 원초적인 쾌락보다는
잘 정돈된 지적 유희를 즐기게 만드는 그런 게임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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